길바 철화 분갈이를 하다 (feat.예운분)

2016. 5. 16. 17:34


길바 Gilva

Echeveria속 / 원산지 멕시코, 남아메리카 북서부 / 유통명 길바

학명 Echeveria gilva / Echeveria속 아가보이데스와 엘레강스의 교배종

철화의 학명은 Echeveria gilva cristata로 표기

나는 흔한 다육 초보다. 

맘에 드는 풀떼기를 곧잘 키워왔지만 그저 즉흥적인 것이었을 뿐,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궁금해하고 배워가며 키운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철화에 대해서도 생장점이상 - 돌연변이 - 기형인가? - 괴상하다! 라고 느꼈던지라 '다육 고수들이 좋아하는가보다' , '특이하게 생겨서 좀 비싼가보다' 라고 막연히 생각해왔다. 그런 나에게 우연히 길바 철화가 생겼다. 지인의 지인의 지인의 방치되던 화분이 어찌저찌하여 나한테까지 당도한 것... 읭?! 


길바 철화한쪽으로만 열혈 성장을 했는지 수형이 많이 기울어있다. 용케 이렇게 컸구나 싶다.


길바 철화기이한 수형때문인지 제법 많은 하엽이 여기저기 숨겨져있다.


길바 철화뭔가 촘촘히 얽힌게 상태는 좋아보인다. 그 와중에 이쁘게도 꼭지점을 콕콕!


길바 철화꼬인 수형이 낯설게 느껴지는데, 그걸 물끄러미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이게 철화의 매력?


길바 철화잎장 상태를 보니 살짝 물이 고픈듯. 그래서 넌 이름이 뭐니?


새롭고 낯설다못해 기이한(?) 다육과 동거를 시작하려니 몇 가지 문제랄까, 사전 호구조사가 필요하달까.


일단, 이 아이의 이름을 모른다. 다른 블로거들이 가진 철화는 옆에 샤방한 쌩얼 - 다육인들의 용어로, 철화가 아닌 멀쩡한 정상얼굴 - 이 있던데, 내가 가진 아이는 사방팔방 꼬여있기만 하다. 내가 가진 철화의 족보를 파헤쳐보자!! 라는 마음으로 몇날며칠 밤낮을 가리지 않은 구글링끝에 '길바 철화' 라고 잠정 결론지었다. 길바 하위로 샤이닝펄이라는 다육일까 싶기도 했지만, 아직 상태가 꾀죄죄해서 펄감이고 나발이고 보이지 않는다. 물이나 주고 생각해봐야할듯. 나중에 생얼을 구해 합식하면 이쁘려나 싶기도...


다음으로, 다육은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 커피잔에 키우는 편 - 내가 가진 애들 중 분갈이가 된 것들은 대부분 선물용 - 이다보니, 이 아이를 어디에 심어야할지 모르겠다. 다육 블로거들이 가진 이쁘고 고운 화분은 나에게 먼 세상 이야기였는데, 이번 기회에 하나 장만해볼까 싶은 욕심이.ㅋㅋㅋ 


그러다가 하나 사버렸다. 자빠져서 무릎나간 날 깁스하고 절뚝거리는 스스로에게 화가나 홧김에 덥석...은 핑계? ㅋㅋㅋ

곧잘 천원다육을 사러가는 동네 꽃집에 가서, 어마무시한 양의 이쁘고 고운 화분들 사이에서 혼을 쏙 빼놓고있다가, 겨우 정신줄잡고 화분사서 빠져나왔다. 계속 있다가는 나도 모르게 뭔가 더 집어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ㅠㅠ


예운분이 오묘한 색은 뭐죠... 때깔 곱다. 너무 곱다.


예운분다육 블로거중에 이렇게 화분을 돌려가며 찍는게 뭔가 있어보이길래, 따라해보기 ㅋㅋㅋ


예운분화분 바닥샷을 왜 찍나 했더니, 화분이름이 여기에 숨어있네?!


처음 만난 철화 + 처음으로 들인 비싼 화분 = 이건 뭐 이쁠 수밖에 없는 조합 아닌가요.ㅋㅋㅋ

화분 이름이 예운분이라는 건 바닥에 음각으로 새겨진 날인을 보고 구글링 후에 알았다. 오프라인이라서 화분이 비싼건가 싶었는데, 온라인도 제법 가격이 있었다. 


불안정한 느낌의 기울어진 수형이 별로인것 같아, 뿌리 위치를 전체적으로 화분의 중앙에 위치할 수 있게 잡았다. 어지간해서는 안해주는 화장토도 덮어 단장해줬다. 굴러들어온 철화가 우리집 얼굴마담 할 기세.


길바철화 분갈이 후앞태. 지저분한 하엽이 영 눈에 거슬린다. 플랜트태그는 빠지면 섭섭하고.


길바철화 분갈이 후뒷태. 밥공기에 고봉으로 담긴 밥처럼 보이기도...


길바철화 분갈이 후옷이 날개인가, 비싼 분 위에 앉히니 좀 더 때깔이 나는 것 같기도하고~


길바철화 분갈이 후윗태. 꼬불꼬불 수형탓에 생각보다 분에 꽉 차보인다...?


길바철화 분갈이 후햇빛 짱짱 바람 솔솔 들어오는 베란다 명당자리에 놔줬다.


길바철화 떨어진 잎들분갈이랑 하엽정리하다가 떨어진 잎들은 잎꽂이로 고고씽.


제일 아래쪽에 성질급하게 나와있는 아이는 처음 올때부터 포트에 딸려왔던 잎이다. 철화 잎꽂이는 철화가 나오려나? 괜히 기대하는 중.ㅋㅋㅋ


신기한 아이가 새로 들어왔다고 요 며칠 연신 출퇴근 때마다 베란다부터 찍는다. 바라볼수록 자꾸 눈이 가고,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도 그 오묘한 잎의 파도를 연신 살피게 된다.